성주간이 시작되는 주일. 예전에는 '성지 주일'이라고 하였다.
1955년 이전에 사순 제6 주일인 주의 수난 성지 주일은 사순 제5주로 시작되는 수난 시기의 둘째 주일이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력 개혁 때 수난 시기를 줄임으로써 성지 주일의 공식 명칭은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이 되었다. 이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 교회는 두 가지 주제를 다루는데,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가 예루살렘에 입성함이며 다른 하나는 그의 수난을 기념하는 것이다. 성지 주일로부터 파스카 토요일까지 주님의 수난을 집중적으로 묵상하는 성주간(聖週間)이 시작된다.
〔역 사〕 4세기 말의 《에테리아 순례기》(Peregrinatio Etheriae)에 의하면, 예수 부활 대축일 이전의 주일에 예수가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에 입성했음을 기념하기 위해, 오후에 올리브 동산에 모여 말씀 전례를 거행하였다. 오후 5시경 복음을 읽은 후 나귀를 탄 주교와 더불어 신자들이 올리브 가지나 종려 가지를 들고 예수가 처형당한 장소에 세워진 부활 성당으로 행렬을 한 다음, 저녁에는 함께 기도를 바쳤다. 이 행렬 예식이 동방 교회들에 퍼지면서 성지 주일의 기원을 이루었다. 서방에도 이 예식이 퍼짐에 따라 600년경 갈리아 전례와 스페인 전례에서 사순 제6 주일은 '성지 주일'이란 이름을 얻었다. 하지만 이름과는 달리 종려 가지를 들고 행진하는 예식은 없었다. 이날 부활 성야에 세례를 받을 예비 신자들의 귀에 기름을 발라 주는 '에페타' 예식을 베풀고 신경을 전수하였다. 이때 마리아가 예수에게 향유를 발라 드림과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전하는 성서 구절(요한 12,1-25)을 읽었다. 7~8세기에 신자들은 예루살렘 입성 때 유대인들이 했던 것처럼 나뭇가지를 손에 들고 흔들면서 호산나를 외치는 환영 행렬을 벌였다. 이러한 풍습 때문에 로마 전례는 이날을 주의 수난 성지 주일(젤라시오 성무 집전서), 또는 성지 주일(그레고리오 성무 집전서)이라 불렀다.
한편 로마에서는 교황 레오 1세(440~461) 시절, 사순 제6 주일에 예수의 수난을 기리기 위해 마태오 복음서에 의한 수난기를 읽는 예식이 있었다. 서방 교회에서 나뭇가지를 들고 행진하는 예식을 보여 주는 증거는 9세기 초에 발견되었는데, 이때의 문헌에 의하면 행진 때 오를레앙의 주교 테오둘포(Theodulfus, +821)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영광 찬미'(gloria laus)와 호산나를 부르며 교회로 갔다. 트리어의 대주교 아말라리오(Amalarius, 775?~850/853?)는 호산나를 부르며 행진하는 풍습이 자신의 지방 것인 양 암시하였다. 나뭇가지를 들고 행진하는 예식이 9세기 무렵 교황청의 로마 예식 안에 들어왔다고 추정할 수 있으나, 이것을 확실하게 보여 주는 것은 11세기 말 베드로 대성전의 '기도문집'이다. 나뭇가지에 대한 축복이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6세기 모자라빅 전례의 예식서(Liber Ordinum)이며 갈리아 전례의 경우 8세기 중반의 봅비오(Bobbio) 미사 경본에 나와 있다. 이 예식을 전하는 고대 전례 문헌들에서 이 나뭇가지는 생명, 희망, 승리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민중 신심은 이 나뭇가지에 특별한 마술적 힘이 있다고 믿기 시작하였다. 즉 악령을 몰아내거나 악령의 행위를 막는 힘이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래서 중세 말에는 이 축복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여 일종의 준성사(準聖事)로 취급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성지 주일의 예식 전체 의미가 크게 손상되었다. 행진은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되어 아예 생략하기도 하였기에 1955년 개혁 때 축복 예식을 단순화하였다. 이로써 성지(聖枝) 행진이 다시 성대해졌다. 성지 행진은 왕이신 그리스도를 기념하는 축제로서, 10~11세기 이래 로마를 제외한 서방 교회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받았다. 마을을 돌며 행진을 벌일 때 아이들은 '영광 찬미'와 '주께서 친히 성도에'를 불렀다. 행진 후에는 성당에 들어가 수난 미사를 시작하였다. 로마 교회에서도 성지 행진은 있었지만, 그렇게 성대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1955년 성주간 개정 때, 중세의 전통을 받아들여 성대한 성지 행진을 허용하였다. 즉 교회 밖에서 나뭇가지를 축복하게 함으로써 교회 안으로의 행진이 가능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가지 축복은 예루살렘 입성을 전하는 복음 낭독 후에 하는 단 하나의 기도로 이루어졌다. 1970년의 새 미사 경본은 1955년의 예식서를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이되 현실에 맞게 몇 가지를 수정, 보완하였다. 성당에 입당하는 방식을 세 가지로 만들어 상황에 따라 거행할 수 있게 한 것이 그 한 예이다.
〔전 례〕 먼저 예수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예식이 펼쳐진다. 새 미사 경본은 세 가지 방식의 예식을 마련하였다. 즉 성대한 행렬(제1 양식), 성대한 입당(제2 양식), 간단한 입당(제3 양식) 등이다. 이 세 양식 가운데 메시아이자 왕인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적절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사목자의 할 일이다. 나뭇가지 축복은 제시된 두 가지 기도문 가운데 하나를 사용하는데, 여기서 가지는 영원한 생명과 승리의 상징으로 나타난다. 성수를 뿌려 가지를 축복한 후 예루살렘 입성을 전하는 복음을 읽는다. 여기서 중심이 되는 것은 축복된 성지가 아니라 행진을 통해 드러나는 메시아이자 왕인 분에 대한 신앙이다. 입당 후 참회 예절 없이 본기도로 미사를 시작한다. 고통받는 종의 노래(이사 50,4-7), 주의 수난에 대한 시편(시편 21), 그리스도의 수난과 영광(필립 2,6-11)으로 이어지는 그리스도의 수난 신비는 수난 복음으로 절정에 이른다. 수난 복음은 3년 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모두 예수의 수난 신비에 관한 것들로서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수난기를 읽으면서 주님의 '죽음'에 관한 신비를 기념하는 유일한 주일이 바로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이다. 즉 주님인 예수가 예루살렘에 가서 죽음을 맞은 것은 부활로써 자신의 파스카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원래 부제 한 명이 수난 복음을 노래하였는데, 이러한 관행은 14세기까지 유지되었다. 이후 북유럽 교회에서 역할을 분담한 세 명의 부제가 노래함으로써 연극적 효과를 얻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성지 주일의 고유 감사송은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성지 주일 ; → 사순 시기 ; 성주간 ; 수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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