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직을 지원한 신학생들이 수단(subtana, subtancum)과 전례 거행 및 성사 집행 중에 착용하는 중백의(中白衣, superpelliceum)를 받아 입는 예식.
이 예식은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마음으로 진리와 정의의 갑옷을 상징하는 성직자의 고유한 복장인 수단을 입는 예식이다. 수단을 입음으로써 성령의 은총으로 열심한 마음을 항구히 보존하고, 세속의 장애를 극복하며, 현세의 욕망을 이기게 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세상에 대하여 자신을 죽이고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며 교회에 자신을 진리의 증거자로 바치고 백성에게 사랑의 봉사자로 살 것을 다짐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이전에는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사제품을 받기 위하여 일곱 가지의 품, 즉 1품(수문품), 2품(강경품), 3품(구마품), 4품(시종품), 5품(차부제품), 6품(부제품), 7품(사제품)을 합당하게 받아야 했다. 그러나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의 자의 교서 〈미니스테리아 궤담〉(Ministeria quaedam, 1972.8.15)의 발표로 부제품과 사제품을 제외한 모든 품이 사라지고, 평신도들도 받을 수 있는 독서직과 시종직만이 남게 되었다. 그러므로 삭발례를 받은 이후부터 성직에 들어가던 예전과는 달리 현재는 부제품을 받아야 성직자가 된다.
삭발례는 칠품 중 제1품인 수문품(守門品)을 받기 전에 행해지는 예절이었다. 머리를 자름으로써 세속을 끊고 자신을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한다는 의미의 이 예식은 성직을 향해 나아가는 예비 단계 중 첫 걸음이며, 보통 착복식과 함께 행해져 성직 지망자인 경우 수단과 로만 칼라를 착용할 수 있었다. 삭발례 예식이 폐지된 지금은 신학생들이 착의식이나 독서직 수여 때 수단과 중백의를 입는다. 그러나 착의식에 관한 규정이 교회법에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이 예식을 반드시 거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어느 예식 때 착용하여도 무방할 것이다.
수단은 성직자들이 평상 시에 입는 옷으로, 6세기부터 로마인들의 복장을 본떠서 성직자들의 특수 복장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중세 때에 당시 의사나 법관들의 복장인 길이가 길고 헐렁한 외투에서 유래되기도 하였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인들의 복장은 변하였으나, 성직자들의 복장은 변하지 않고 지속되었다. 검은색은 하느님과 교회에 봉사하기 위하여 자신을 버리고 속세에서는 죽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트리엔트 공의회(1545~1563)에서 규정하였다. 중백의는 수단을 입은 성직자나, 사제직에 나아가고자 신학을 공부하고 있는 독서직이나 시종직을 받은 신학생들이 미사나 각종 전례 거행 때에 수단 위에 입는 옷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흰 옷이다. (→ 수단 ; 전례복) 〔李讚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