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마

〔포〕 Fát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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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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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마 전경

성모 마리아의 발현지. 포르투갈 중부 산타렘(Santarém) 주의 레이리아(Leiria) 교구에 속한 작은 마을. 마을의 이름은 12세기 무어인 공주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것이다.
이곳에서 1916년에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준비하기 위한 세 번의 천사 발현과 1917년 5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여섯 번에 걸친 성모 마리아의 발현이 있었다. 성모 마리아는 루시아(Lúcia dos Santos, 1907~2005)와 사촌인 하신타(Jacinta Marto, 1910~1920), 프란시스코(Francisco Marto, 1908~1919)에게 발현하여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 · 희생 · 보속을 하고,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자신을 봉헌하라고 말하였다. 특히 발현 때마다 묵주 기도를 바칠 것을 당부하였다. 파티마는 발현 당시부터 수많은 군중이 모여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회개하는 은총을 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지가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순례하면서 많은 은총을 체험하고 있다.
〔발현과 메시지〕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이 절정에 달해 있던 1917년의 정세는 절망적이라고 할 만큼 어려웠다. 많은 나라들이 전쟁에 휘말렸고, 3년이나 계속된 전쟁으로 교회와 전세계가 큰 고통을 겪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1917년 10월 러시아에서 볼셰비키 혁명이 일어나 국제 정세는 한층 더 긴장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포르투갈 레이리아 교구의 작은 마을인 파티마의 주민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으로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으며, 협곡으로 둘러싸인 고산 지대 마을의 특성상 외부와의 접촉이 적었기 때문에 당시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었던 불신앙적 풍조도 없었다. 주민들은 영세한 소농민들이었지만 신앙심이 두터워 가정에서는 가족들이 매일 모여 묵주 기도를 바쳤으며, 글을 모르는 아이들도 묵주 기도를 바치고 그 신비를 묵상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바로 이런 마을에 사는 세 명의 어린이들에게 성모 마리아가 찾아왔다. 그들은 10세의 루시아와 그녀의 사촌 동생들인 9세의 프란시스코와 7세인 하신타였다.
성모 마리아가 발현하기 전에 먼저 천사의 발현이 있었는데, 이 발현은 성모의 발현을 위한 준비였다. 천사는 1916년 봄, 여름, 가을 등 세 차례에 걸쳐 발현하였다. 첫 번째 발현 때 천사는 아이들과 함께 <용서의 기도>를 세 번 되풀이하였다. "저의 하느님, 당신을 믿고 찬미하며, 의지하고 사랑하나이다. 당신을 믿지 않고 찬미하지 않으며, 의지하지 않고 사랑하지 않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오니 용서해 주소서." 두 번째 발현 때 천사는 세 아이들에게 많이 기도하고, 주님의 마음을 상해 드린 죄의 보속과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그들이 당하는 모든 것을 희생으로 바치라고 하였다. 세 번째 발현 때에는 천사가 성체와 성혈을 모시고 왔다. 천사는 아이들과 함께 <성체의 기도>를 세 번 바친 후, "은혜를 모르는 인류에게서 더할 수 없는 모욕을 당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셔라. 그들의 죄를 보속하여 너희 하느님께 위로를 드려라"고 하면서 아이들에게 성체, 성혈을 영해 주었다.
그 다음해인 1917년 5월 13일에 성모 마리아가 파티마에서 발현하였다. 그날 정오경 세 명의 어린이는 코바 다 이리아(Cova da Iria, 평화의 분지)의 비탈에서 놀고 있다가 갑자기 번개와 같은 섬광을 보았다. 그들이 집으로 가려고 비탈을 내려올 때 또다시 번개가 번쩍였으며, 그 순간 그들은 자신들 앞에 있는 작은 떡갈나무 위에 흰 옷을 입은 아름다운 부인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어디서 오셨냐"라는 루시아의 물음에 부인은 "하늘에서 왔다"라고 대답하셨다. 이날 성모 마리아는 아이들에게 6개월 동안 계속해서 매달 13일 같은 시간에 그곳으로 나오라고 하였으며, 전쟁이 끝나고 세상에 평화가 오도록 매일 묵주 기도를 바치라고 하였다.
6월 13일 두 번째 발현이 있었다. 성모 마리아는 루시아에게 5월에 말한 것과 같이 묵주 기도를 바치기를 원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예수께서 세상에 내 성심에 대한 신심을 세우기를 원하고 계신다. 내 성심을 공경하는 사람에게 나는 구원을 약속한다. 그 영혼들은 내가 하느님의 옥좌 앞에 바쳐 드리는 아름다운 꽃처럼 사랑을 입을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가시에 둘러싸여 찔리고 있는 심장을 보여 주었다. 그것은 인류의 죄로 상처입고 보상을 원하는 티없으신 마리아의 성심이었다.
7월 13일 세 번째 발현이 있었는데, 성모 마리아는 이날도 전쟁이 끝나고 세상에 평화가 오도록 매일 묵주 기도를 바치라고 하였다. 그리고 "죄인들을 위해 너희 자신을 희생으로 바쳐라"고 하면서 <희생의 기도>를 가르쳐 주었다. 그런 다음 성모 마리아는 지옥의 환시를 보여 준 후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는 불쌍한 죄인들이 가는 지옥을 보았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내 티없는 성심에 대한 신심을 이 세상에 세우고자 하신다. 내가 말하는 것을 너희가 실천하면 많은 영혼들이 구원될 것이요, 세상에는 평화가 올 것이다. 그리고 전쟁도 곧 끝날 것이다. 그러나 인류가 계속해서 하느님의 마음을 상해 드린다면 또 다른 더 무서운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 성모 마리아는 그 재앙을 막기 위해 당신의 성심에 러시아를 봉헌하고, 첫 토요일마다 보속의 영성체를 할 것을 부탁하러 다시 오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결국에는 당신의 티없는 성심이 승리할 것이라고 약속하였다. 또한 이날 <구원을 비는 기도>를 가르쳐 주고, 묵주 기도를 할 때 매 신비가 끝난 후에 바치라고 하였다.
네 번째 발현은 8월 19일에 있었는데, 성모 마리아는 이날도 역시 매일 계속해서 묵주 기도를 바칠 것을 원하였다. 그리고 매우 슬픈 표정으로 "죄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많이 희생하여라.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희생해 주는 사람이 없어서 지옥으로 떨어지는 영혼들이 많단다"라고 말하였다.
9월 13일에 다섯 번째 발현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발현지에 모여 있었는데, 성모 마리아는 이날도 전쟁이 끝나도록 묵주 기도를 바치라고 하였다. 마지막 발현은 10월 13일에 있었다. 이날은 모든 사람들이 믿도록 기적을 보여 주겠다고 성모 마리아가 약속한 날이었는데, 장대 같은 비가 내렸고 바람이 사납게 휘몰아치는 추운 날이었다. 그런데도 약 7만 명이나 되는 군중이 그곳에 모여들었다. 이날 성모 마리아는 자신을 '묵주 기도의 모후'라고 알려 주었고, 당신을 공경하는 뜻으로 그 자리에 성당을 짓고 매일 묵주 기도를 바치라고 하였다. 또한 이미 너무 많은 상처를 입은 하느님의 마음을 더이상 상해 드려서는 안 되며, 사람들은 그분의 마음을 상해 드린 것을 보상하고 죄의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는 팔과 손을 펴면서 태양을 향하였는데, 성모에게서 나오는 빛이 태양에 투영되었다. 루시아가 내적 충동으로 태양을 보라고 외치자, 먹구름이 흩어지면서 은빛 원반 같은 모양으로 태양이 나타났다. 그것은 매우 밝게 빛났으나 눈부시게 하지는 않았고, 빠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노랑, 빨강, 초록, 파랑, 보라색의 밝은 빛을 사방으로 발산하였다. 군중들은 넋을 잃고 하늘만 쳐다보았는데, 갑자기 태양이 사라지는 듯하더니 번갯불처럼 빠르게 땅으로 돌진하였다. 순간 그들은 공포에 질려 진흙 바닥에 무릎을 끓고 "예수님, 저희를 구하소서. 성모님, 저희를 구하소서"라고 부르짖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통회를 하였다. 지구가 부서진다고 여긴 그 순간, 태양은 멈추었다가 하늘로 올라가 제자리에 섰다. 폭풍우로 흠뻑 젖었던 옷과 진흙탕이던 땅은 완전히 말라 있었다. 성모 마리아는 무한한 창공으로 몸을 감추었고, 태양 옆에는 성가정의 모습이 나타났다. 세 어린이는 십자 성호를 그으며 세상을 축복하는 아기 예수와 성 요셉 그리고 흰 옷에 푸른 망토를 걸친 성모 마리아를 보았다. 조금 후 그 광경은 사라지고 다시 예수와 통고의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 예수는 세상을 축복한 후 사라졌고, 성모 마리아는 가르멜 산의 성모로 한 번 더 나타났다.
성모 마리아는 7월 발현 때 말한 대로 다시 왔다. 루시아가 도로테아 수녀원에 있던 1925년 12월 10일 성모는 아기 예수와 함께 와서 은혜를 모르는 인류가 모욕과 망은(忘恩)으로 당신의 심장을 찌르고 있다고 하며, "연이어지는 다섯 번의 첫 토요일에 내 성심을 거스른 죄를 보상하기 위한 지향으로 고해성사를 받고 영성체를 하며, 묵주 기도 5단과 15분 동안 묵주 기도의 열다섯 가지 신비를 묵상하는 자에게는 죽음의 순간을 맞을 때 구원에 필요한 모든 은총으로 돕겠다고 말하여라"고 약속하였다. 1929년에 루시아는 '성삼위의 신비'를 목격하였는데, 이때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이 러시아를 당신의 성심에 봉헌할 것을 요구하는 때가 왔다고 말하였고, 당신의 성심을 거스른 죄에 대한 보상을 요청하였다.
발현 목격자인 프란시스코와 하신타는 각각 1919년 4월 4일과 1920년 2월 20일에 세상을 떠나 하느님의 품에 안겼고, 파티마를 세 번째로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78~2005)에 의해 2000년 5월 13일 시복되었다. 이 시복식에서는 성모 마리아가 7월 발현에서 말한 파티마의 제3비밀이 공개되었다. 루시아는 1941년 주교의 지시로 작성한 발현 보고서에서 두 가지 비밀을 공개하였는데, 첫째 비밀은 지옥에 대한 환시였고, 둘째 비밀은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세 번째 비밀은 '회개하라'는 내용과 '교황과 교회에 대한 대시련의 예고'로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날 세 어린이는 성모 마리아의 오른쪽 위에 천사가 불칼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칼은 세상을 불지르려는 듯 화염을 뿜고 있었는데, 성모 마리아의 오른손에서 나오는 광채가 닿자 화염이 사그라졌다. 그러자 천사는 지구를 가리키며 "회개하라"고 세 번 외쳤다. 또 세 어린이는 흰 옷을 입은 교황으로 보이는 분을 보았다. 다른 주교들, 사제들, 남녀 수도자들이 함께 통나무 십자가가 있는 높은 산꼭대기로 올라가고 있었다. 고통으로 괴로워하며 죽은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며 폐허가 된 도시를 지나 산꼭대기에 도착하여 십자가 발치에 무릎을 꿇은 교황은 한 무리의 군인들에 의해 살해되었으며, 산꼭대기로 올라오던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죽었다. 그리고 두 천사가 순교자들의 피를 병에 모아 하느님께 이르는 길을 가고 있는 영혼들에게 뿌렸다.
〔성전 건립 및 성지 순례〕 파티마가 속한 포르투갈 레이리아 교구의 호세 코레이아 다 실바(Jose Correia da Silva) 주교는 1930년 서한 <하느님의 섭리>로 파티마의 성모 발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였으며, 코바 다 이리아에서 '묵주 기도의 모후' 공경을 허가하였다. 교황 비오 11세(1922~1939)는 1929년 바티칸에서 파티마 성모상을 축복하고, 1933년에는 파티마 성지 순례자를 위하여 대사(大赦)를 베풀었다. 교황 비오 12세(1939~1958)는 파티마 발현 25주년인 1942년 포르투갈에서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세계를 봉헌하였고, 같은 해에 베드로 광장에서 다시 한 번 세계를 봉헌하였다. 또한 1944년에 마리아의 티없으신 성심 축일(현 예수 성심 대축일 다음날인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을 제정하였으며, 1946년에는 마셀라(Massella) 추기경을 대리로 보내어 파티마 성모상에 왕관을 씌우고 성모님을 '세계의 여왕'으로 선포하였다. 그리고 1948년 모든 관구와 교구 그리고 가정을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봉헌할 것을 권고하는 회칙 <아우스피치아 궤담>(Auspicia Quaedam)을 발표하였다. 또한 1951년의 성년(聖年)을 파티마에서 마무리하였고, 1954년 파티마 성당을 대성전(Basilica)으로 승격시켰으며, 1956년에는 티세란트(Tisserant) 추기경을 파견하여 파티마 대성전 뒤에 위치한 푸른 군대(현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국제 본부(Domus Pacis)를 축성 · 봉헌하였다.
교황 요한 23세(1958~1963)는 1962년 파티마의 성모를 공경하여 '묵주 기도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10월 7일)을 제정하였으며, 교황 바오로 6세(1963~1978)는 1964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 회기 중에 교황 비오 12세가 행한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께의 봉헌을 갱신하고 마리아를 '교회의 어머니'로 선포하였다. 또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2년 모든 주교들과 함께 러시아와 전 인류를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께 봉헌하였으며, 1984년과 2000년 대희년에 파티마의 성모상을 로마의 베드로 광장에 모시고 세계의 모든 주교들과 함께 전 인류와 러시아를 성모님께 다시 봉헌하였다. 그리고 "파티마에서 오는 빛을 우리 안에 받아들입시다. 마리아의 인도를 따릅시다. 마리아의 티없으신 성심이 우리의 피난처요, 우리를 그리스도께로 인도해 주는 길입니다"라고 파티마 발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 마리아 축일 ; 비오 12세 ; 성모 발현 ; 성모 성심 ;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
※ 참고문헌  요셉 베게너 외, 남현욱 역, 《파티마와 교회》, 가톨릭출판사, 1992/ 대전 가르멜 수녀원 역, 《파티마—루치아 수녀 회고록》, 가톨릭출판사, 2001/ 요셉 펠레티어, 티없으신 마리아 성심 수녀회 역, 《파티마의 춤추는 태양》, 아베마리아출판사, 1994/ 하 안토니오(A. Trauner), 《파티마의 세계 사도직(푸른 군대) 길잡이》, 아베마리아출판사. 〔康明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