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獻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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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중 성찬 전례의 시작인 예물 준비 때에 신자들이 바치는 봉헌금.
초대 교회에서 성찬 전례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 및 교회 유지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필요한 물건들을 바치던 것이, 현재는 현금으로 대신되고 있다. 헌금은 하느님께 바치는 감사의 표시이며, 예수 그리스도와 어려움에 처해 있는 형제 자매들에게 바치는 희생의 표현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미사 밖에서 자선의 목적으로 모으는 성금이나 교무금(敎務金, denarius cultus)도 헌금으로 볼 수 있다. 한국 교회에서는 '연보'(捐補)라고도 불렸으며, 대부분 주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주일 헌금'이라는 명칭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역 사〕 구약성서에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룩한 물건을 만들거나 성전 보수를 하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이나 은을 바쳤다는 것이 자주 언급된다(출애 25,2 이하; 즈가 6,9 이하; 2역대 24,4 이하). 이와 비슷하게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돈이나 물건들이 봉헌되기도 하였으며, 죽은 이들을 위한 속죄의 제물로 돈을 바치기도 하였다(2마카 12,43). 이스라엘에서는 헌금이나 그 밖의 예물들을, 왕실에 속한 것과 예루살렘 성전에 속한 것으로 구분하여 바치도록 규정하였지만, 둘 모두 복종과 충성심의 표현이었으며 성전과 왕실 및 백성들 사이의 결속을 다지는 방편의 의미도 있었다. 이 가운데에서도 언제나 가난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사회적인 규정을 통해서, 헌금 안에는 자선의 요소도 포함되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신명 15,7-11).
초대 교회 공동체에서, 헌금은 순수하게 사랑과 일치의 표현으로 이해되었다(사도 10,2; 11,29-30). 예를 들면 사도 바오로는 예루살렘의 사도 회의에서 합의된 대로(갈라 2,9 이하) 예루살렘 모공동체를 위한 헌금을 실시하였으며(1고린 16,1-4), 이를 위해서 공동체 신자들에게 열성적으로 헌금을 권고하였다. 특히 그는 이 헌금을 봉사(Diaconia)로 표현하면서 봉사직 수행, 은총의 선물, 사랑의 행위, 찬미, 전례 행사, 공동체의 사업이라는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였다. 초기 교회 공동체는 예루살렘 공동체를 위해서 바치는 헌금이,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에 세금을 바치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선 헌금을 하는 것처럼 의무적인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사도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이 예루살렘 공동체로부터 이교인들에게 전파되었기 때문에, 이 헌금은 예루살렘 공동체와의 친교(koinonia), 즉 유대와 일치의 표현이라고 이해하였다(갈라 2,9; 6,6; 필립 4,5). 이러한 초기 공동체의 자선 헌금을 통해서, 헌금과 교회의 자기 인식 사이의 상관 관계가 잘 드러나고 있다. 공동체가 함께 모이는 전례 중에 헌금이 실시된 것은 초기부터 아주 당연한 것이었다(1고린 16,1-2). 그래서 말씀 전례 때는 헌금이 바쳐졌고, 성찬 전례가 거행될 때는 빵과 포도주는 물론 금, 올리브 기름, 과일, 초 등의 물건들이 봉헌되었다. 이 헌금이나 봉헌물을 받는 사람은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 과부나 고아였으며, 교회를 돌보는 사람들의 생활 유지에 사용되기도 하였다. 즉 헌금은 예루살렘 성전에 바치는 세금과 같은 종교세가 아니라 유대계 그리스도인들과 이방인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가시적인 유대감의 표현이며 실천으로 간주되었다.
리용의 이레네오(Ireneus Lugdunensis, 130/140?~202?)는 이러한 교회론적인 관점을 강조하면서, 헌금은 교회 안에서 행해지는 거룩한 활동이라고 설명하였다. 《디다케》(Didache)가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바치는 헌금 덕에 교회들은 초기부터 물질적으로 풍요한 편이었고, 특히 로마 공동체는 가난한 신자들의 공동체를 도와줌으로써 큰 존경을 받았다. 이 헌금을 모아 투옥된 그리스도인들을 석방시키는 데 사용하기도 하였기 때문에 한 편으로 교회의 외적인 성장을 돕기도 하였다.
10세기부터는 물건을 봉헌하는 관습이 중단되고 대신 현금이 봉헌되기 시작하였다. 또한 사도 시대의 가난으로 돌아가려는 청빈 운동을 통해서 교회 안에서 실시되는 헌금은 새로이 신학적인 차원의 의미를 얻게 되었다. 현재 종교세나 신자들의 교무금 제도가 없는 지역에서는 헌금이 교회 재정의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현행 제도〕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는 헌금이 초기 교회부터 전례 안에서 실시된 전통을 그대로 받아들여 미사 전례 안에 이 제도를 고정시키면서, 폐지되었던 봉헌 행렬(Offertory Procession)을 복구시켰다. 이 봉헌 행렬은 오랜 역사를 지닌 전례 요소로서, 시대마다 그 의미와 형태를 달리한 것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도 시대에는 단순히 성찬 전례와 가난한 이들을 위해서 빵과 포도주와 기타 물건들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는 전례 형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단순한 성찬 준비의 한 행위였을 뿐이다. 4세기부터 예물 준비가 전례 형태를 띄면서 서방 교회에서는 말씀 전례에 이어 봉헌 행렬을 하게 되었으나, 누룩이 들어 있지 않은 빵을 성찬 전례에 사용하면서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다시 제도화된 이 봉헌 행렬에 대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그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 "신자들은 하느님 말씀으로 교육을 받고, 주님 몸의 식탁에서 기운을 차리고, 하느님께 감사하고, 사제의 손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사제와 하나되어 흠 없는 제물을 봉헌하면서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법을 배우고, 중개자이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날이 갈수록 하느님과 일치하고 또 서로서로 일치하여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시도록 하여야 한다"(전례 48항). 즉 봉헌 행렬을 통해서 신자들은 능동적으로 봉헌 예식에 참여하여 함께 성찬 예식을 거행하게 된다는 의미를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므로 봉헌의 의미는 옛 전통에서 그대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최근에는 미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을 대표하여 부부가 빵과 포도주와 물을 바치고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그 미사의 특성에 걸맞는 상징물을, 예를 들어 추석의 경우에는 새로 거둔 곡식이나 과일을 바치기도 한다. 헌금을 위한 바구니나 통은 일반적으로 제대 부근에 놓는다. 헌금을 봉투에 넣어 바칠 수 있도록 별도의 봉투를 준비해 놓는 본당들도 있다.
교회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헌금은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는 행위로써, 제사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이 헌금에 대해서 《로마 미사 경본의 총지침》은 보다 구체적으로, "가난한 형제들과 교회를 위한 금전이나 혹 다른 예물도 교우들이 직접 바치거나 성당 안에서 거두는 것이 좋다"(49항)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101항에서는 헌금 봉헌이 미사 참여의 표지라는 점도 아울러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전례 안에서 헌금의 의미는 자기 희생의 상징이며 희생 제물이다. 즉 신자들이 현금으로 헌금을 하는 것은 희망과 절망, 일과 여가 그리고 일상 생활 전체를 포함하여 자신을 온전히 하느님께 봉헌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드러내는 내적 마음 상태를 상징한다. 왜냐하면 이 헌금을 통하여 교회는 성찬 예식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를 준비하고 사제와 함께 희생 제물을 봉헌함으로써 봉헌자 자신도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교무금〕 교무금이라는 용어가 본래의 의미를 충분히 알려주지 않기에 '교회 유지비' 또는 '교회 임무 유지비'라는 용어를 사용하자는 제안도 있다. 구약성서에 언급된 십일조(十一租)에서 그 근거를 찾기도 하지만, 교회법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교회가 하느님 경배, 사도직과 애덕의 사업 및 교역자들의 합당한 생활비에 필요한 것을 구비하도록 교회의 필요를 지원할 의무가 있다"(222조 1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1995년부터 시행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는 "신자들은 주교 회의나 교구의 규정에 따라 교무금, 주일 헌금, 기타 헌금과 모금 등으로 교회 운영 활동비를 부담하여야 한다"(165조)라고 규정하였다.
한국의 교무금 제도는 신자들이 공소 유지를 위해 내던 헌금인 '공소전'(公所錢)에서 유래하였다. 이 제도가 교무금 제도로 변경 · 정착된 것은 조선 대목구 설정 100주년을 기념하여 1931년 9월에 서울 명동에서 개최된 '전 조선 지역 시노드'의 결정에 의해서였다(9.13~26). 시노드는 새로 발간될 교리서에 성교사규(聖敎四規) 외에 교무금과 혼인법에 대한 두 가지 법규를 추가하도록 하였다. 그 내용은 교무금이 "신자들이 천주의 명에 따라 교회 사업과 성직자들의 생활을 힘대로 보조"하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구령 사업을 힘써 돌보는 성직자들이, 천주 공경과 자기 생활에 필요한 보조를 신자들에게 받는 것이 당연한" 것이기에 교회가 지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시노드의 결과로 1932년 9월에 반포된 《한국 교회 공동 지도서》(Directorium commune missionum coreae)는 제450조에서 교무금에 대해 자세히 규정하였다. 교무금은 가정 단위로 봉헌하되, 결혼한 자녀가 부모와 같이 생활하는 경우에는 한 세대로 인정하며, 생활 수준에 따라 여섯 가지 등급으로 구분하여 교무금의 액수를 1~25엔까지 차별화를 하였다. 그리고 교무금의 10분의 3은 교구의 일반 사업을 위해 교구청으로 보내도록 하였고, 10분의 2는 사제 생활비로 사용토록 하였다. 또 10분의 5는 본당에 필요한 것, 즉 공소 방문 비용, 회장 피정비, 공소 비용, 본당 사업비 등에 사용토록 함으로써, 명시적으로 공소전이 폐지되었다. 한편 서울 대목구에서는 1942년 2월 20일자 공문을 통해 교무금 제도를 일부 변경하였다. 그 내용에 따르면, 매년 수입의 백분의 1을 표준으로 세대 단위의 교무금으로 징수하고, 1년에 두 번 또는 매월 1회 걷는 것이 원칙이지만 각 본당의 편의에 따라 변경토록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모아진 교무금 중 10분의 2는 년 2회, 즉 6월 말일과 12월 말일에 교구청으로 보내며, 10분의 2는 본당 신부 생활비로, 10분의 5는 본당 유지 비용으로 사용토록 하였다.
현재 교무금은 교구 발전과 유지, 본당 사목과 복음 전파 사업, 본당 사목자의 생활비와 교회 직원들의 생활 유지, 본당 시설 확충과 유지, 기타 자선 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 즉 각 본당에서 매년 모아진 교무금과 주일 헌금을 합친 일정 액수―각 교구나 본당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고 약 50%―를 교구에서 모아 그 교구의 발전과 유지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교무금은 원칙적으로 '자기 수입의 일부'를 '자신을 위한 지출에 앞서' 바치는 것이다. 여기서 '자기 수입'은 가장의 수입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가정의 총 수입'을 뜻하며, 각 가정의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적어도 '삽십분의 일'은 교무금으로 바쳐야 한다. 이것은 한 달의 30일 중 적어도 하루만큼은 하느님께 바쳐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자신을 위한 지출에 앞서"라는 말은 자기 수입 중에 남는 것을 계산하여 바치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받은 은혜에 감사드리면서 수입에서 먼저 떼어 바치라는 것이다. 또한 교무금을 책정할 때에 지난해와 비교해서, 혹은 액수의 많고 적음을 따지거나 다른 신자들과 비교해서 내는 것은 결코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나아가 내가 바치고 있는 교무금이 과연 '우리 가족이 힘껏, 양심껏, 기쁘게 하느님께 바치고 있는가'를 항상 생각해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우리가 적선해야 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무금을 충실히 정성스럽게 바치는 것은 건전하고도 올바른 신앙 생활의 표현이며, 하느님께 자녀로서의 도리를 다한다는 표시이다.
서울대교구에서는 1997년부터 본당 행정 업무의 전산화를 추진하면서 교무금 처리를 전산화하였다. 또한 교무금을 각 소속 본당의 사무실에 내던 기존의 방식을 바꾸어 온라인 통장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였다. (⇦ 교무금 ; 연보 ; → 공소전 ; 봉헌 ; 십일조 ; 행렬)
※ 참고문헌  R. Potz, Handbuch des katholischen Kirchenrechts, Regensburg, 1983, pp. 881~889/ G. Kehnscherper,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19, Berlin · New York, 1990, pp. 359~363/ Directorium commune missionum coreae iussu concilii regionalis 1931, Hong Kong, 1932/ J.P. Lang, OFM, Dictionary of the Liturgy, Catholic Book Pub. Co., 1989, p. 116. [金錫中]